“20년째 냉장고만 파먹는 한국... 곧 중국 베끼는 3류 전락한다”
2015년이었다.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26명이 의기투합했다. 당시 한국 산업의 위기를 냉철하게 진단하고 대한민국 미래 제언을 담은 책을 냈다. 제목이 ‘축적의 시간’. 이 작업을 주도한 이정동 서울대 공과전문대학원 교수는 서문에 이렇게 적었다.
그래서 이 교수가 주도해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, 최종현학술원과 함께 새롭게 꾸린 작업이 ‘그랜드 퀘스트 10’이다. 각 분야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세상을 흔드는 도전적인 최초의 질문 10개를 매년 새롭게 추려 책을 내고 적극 공유한다. 본인에게는 1원 한 푼 남는 게 없지만, 이런 창조적 질문이 있어야만 우리 경제가 ‘추격’에서 벗어나 ‘선도’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절박함에서 시작한 일이다. 기업 오너들은 물론 대선 후보들 또한 깊이 새겨야 할 내용들이다.
(한국일보 5월 28일 내용 일부)
소견)'메이드 인 코리아’ 신화를 써온 우리 산업이 지금 경쟁력 위기를 맞고 있다. 위기가 어느 특정 산업만이 아니라 전 산업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, 올해 들어 갑자기 생긴 문제가 아니라 수년 전부터 그 전조를 보이며 구조적으로 심화하고 있다.10년이 지난 지금, 상황은 더 암울하다. 미국의 지위는 굳건하고,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달려왔다. 반면 우리는 그대로 멈춰서 있었다.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주력 산업의 포트폴리오는 20년 이상 전혀 변하지 않았다. 이 교수의 비판은 뼈를 때린다. “한국의 산업 생태계는 고인 방죽물과 같다”고, “기업가 정신이 사라진 자리에 리스크에 민감한 관리자만 남아 있다”고, 또 “새로 보충하지 않은 채 예전에 쟁여둔 냉장고의 음식만 꺼내 먹고 있는 형국”이라고.